국내 영화 리뷰

영화 곡성 해석, 리뷰

뚜따스 2020. 12. 1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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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에는 스포일러와 개인적인 해석이 많습니다. 참고해주세요)

 

영화 '곡성'은 상영 당시 많은 주목을 받았던 작품입니다.

 

'뭣이 중헌디'라는 사투리 대사가 바로 유행어로 될 정도였죠.

 

영화는 뭔가 기괴하다는 느낌을 주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씩 좀비처럼 변하면서

자기 가족들을 죽이는 사건들이었죠.

 

조용하던 시골 마을에 난 데 없이 난리가 나기 시작합니다.

 

갑자기 왜 이런 사건이 터지는지에 대해

마을 사람들은 그저 추측만 할 뿐입니다.

 

소문이 소문을 낳고 소문은 더 혼란이 키웁니다.

 

영화에서는 계속해서 두 가지 선택지가 만들어

관객들로 하여금 선택을 하게 합니다.

 

이런 사건의 원인이

새로 이사 온 일본 사람 때문이라는 소문과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 독버섯 때문이라는 과학적 해석은

 

영화 속의 마을 사람들과 영화 밖의 관람자들로 하여금 혼란을 가중시킵니다.

'무엇이 중요한가'

 

영화 속에 이 대사가 바로 그 말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영화는 두 가지 선택지를 내어 주고

무엇이 중요한지 잘 생각해보라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우리 인생도 선택의 연속입니다.

 

결과를 알 수 없지만 어떤 작은 행동을 선택함으로써

내 인생이 성공으로, 아니면 파국으로 엇갈리게 됩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큰 사건이 마을에 생기게 되었고

무슨 연유로 나에게 일이 발생하는 지가 궁금합니다.

 

영화에서는 원인이라는 것은 그저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이는 일본인이 낚시하는 장면에서 묘사하고 있습니다.

 

낚시란 것은 미끼를 던질뿐 무엇이 끌려 나올지는 아무것도 알지 못합니다.

 

낚시를 하는 사람은 물론, 거기에 걸려 나오는 물고기 모두

낚시에 걸린 것에 대한 원인과 결과를 알지 못합니다.

 

그저 낚시를 던졌고, 물고기는 거기 걸린 것

그저 그 일이 일어난 것 뿐입니다.

 

영화 속 주인공들과 마을 사람들은

그저 미끼를 물지 말지 선택하는 물고기 같은 존재인 것입니다.

 

이에 더하여 새로운 선택지들이 또 던져지게 됩니다.

마을에 의문의 젊은 여인 '무명'이

갑자기 등장해서 그 일본 놈을 조심하라고 하죠.

 

여기부터는 본격적으로 복잡해집니다.

 

도대체 누구의 말이 옳은 지 도무지 알 수 없고,

영화  혼란을 속 가중시킵니다.

 

여기서 영화는 영리한 작전을 시작하는데요.

 

캐릭터들의 묘사를 정반대로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악은 선인 것처럼 보여주며, 선은 악인 것 처럼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처음에 굉장히 소극적이고 조용하기만 했던 주인공 '종구'는

점점 과감해지고 거칠어지고 이를 넘어 폭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점차 악인의 모습으로 변하가기 시작하고,

 

갑자기 나타난 여인 '무명'도 점점 진짜 귀신처럼 행동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일본 사람은 뭔가 이상하게 연약하고 나약하게 보입니다.

 

참고로 나약함으로 위장한다는 것은

자신의 진짜 모습을 숨기기에 아주 적절한 방법입니다.

 

노출되는 악행과 감추어지는 악행들

이들 사이에 간격은 점차 벌어지게 됩니다.

 

그래도 영화에서는 친절한 영화는 아니지만

중간중간 단서들을 하나 두 개 던져줍니다.

 

영화 속 소재들에서 말이죠.

영화 속 소재는 항상 힌트도 담겨있기 마련입니다.

 

일광이 입고 있던 일본식 속옷은 일본 사람이 입고 있던 속옷과 똑같습니다.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적어도 둘은 같은 편이구나라고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냥 지나쳤다 해도 상관없습니다. 그게 영화가 의도한 것이니까요.) 

 

그렇다면 주인공 '종구'의 선택은 어떻게 될까요?

 

안타깝게도 그는 계속해서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됩니다.

 

일단, 일본 사람을 잡아서 죽일 생각으로 찾아가 됩니다.

그러나 일본 사람은 잡지 못하고 헛수고만 하고

마을로 돌아가던 중에 우연히 일본 사람을 차로 치게 됩니다.

 

그 이후에 주인공 '종구'와 그 친구들은

일본사람을 도로 옆 절벽으로 그냥 유기해 버립니다.

 

아마 여기부터 파국이 시작된 것일 겁니다.

 

한마디로 이런 선을 넘은 행위들로 '종구'는

이제 낚시에 제대로 걸려들었던 것입니다.


마지막 '무명'이 주었던 선택의 기회마저

그는 잘못된 선택으로 낚시 고리에서 헤어 나오지 못합니다.

 

흔들리는 '믿음'은 '의심'으로 바뀌고,

반복된 '의심'은 잘못된 선택으로

결국엔 자신이 '파국'으로 치닫게 됩니다.

 

 

네, 곡성이라는 영화는 악마의 승리로 끝을 내게 됩니다.

 

'설마.. 나 맞다.'

 

많은 분들이 이 장면에서 허망하기도 하고 소름도 돋았을 겁니다.

 

영화 내내 지켜봤던 팽팽한 줄다리기의

결말이 결국 이런 것이라니..

 

나에게 무엇이 중요한 지를 아는 것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이기도 합니다.

 

요즘엔 이걸 '메타인지'라고도 부르더군요.

 

이제 대어를 낚은 낚시꾼(악마)은

자신이 낚은 물고기를 기념사진으로 찍습니다.

 

그리고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나온 지 한참 된 영화이지만

참신한 국산 영화였기 때문에 이렇게 포스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오늘은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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