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화 리뷰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리뷰, 후기

뚜따스 2020. 12. 1. 12:44
728x90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라는 영화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

페미 영화의 일종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댓글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영화를 보고 난 뒤에 느낀 점은 페미 영화라기 보단

실제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특권 없는' 일반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영화의 주인공들은 상고 출신 대기업 여종사자들인데요.

 

나름 상업고등학교에서 1,2등을 해서 입사한 실력 있는 계약직 여직원들이지만 

현실적인 위치는 대졸 정직원들의 들러리에 불과합니다.

 

계약직들이 없으면 사무실이 돌아가지 않고,

힘들고 궂은일들을 떠안지만 그녀들에 대한 대우는 굉장히 낮습니다. 

 

실제 대한민국에서 특권 없이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굉장히 불합리한 상황에 많이 노출되는 인생을 산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영어 토익반 학생(직원)들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노력합니다.

삼진그룹 계약직 사원인 이자영은 회사 공장에 들렀다가

폐수가 강으로 유입되는 사건을 목격하게 되는데요.

 

처음에는 도의적으로 오지랖을 부려 이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공장에서 흘러나온 폐수로 인해 마을 사람들이 병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엄청난 자책감이 들죠.

 

그녀의 계약직 동료 정유나와, 심보람은

같은 토익반 수강생이자 절친한 사이인데요.

 

개개의 캐릭터의 특색이 굉장히 강합니다.

 

정직원의 질투심을 받는 해외여행을 좋아하고 깨어있는 여성 정유나.

회사의 룸살롱 영수증을 처리하는 수학 올림피아드 출신 회계 천재 심보람.

 

이 영화에서는 중간중간 계속해서 깨알 재미가

녹아있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데요

 

이런 재미들은 각 캐릭터들의 특색에서 비롯됩니다.

사실 기대를 별로 하지 않고 봤는데 이 영화 꽤 재밌습니다.

 

그런데 그녀들의 오지랖은 과연 단순한 해프닝이 불과하였을까요? 

 

그녀들이 조사하고 있는 공장 오폐수 사건은

생각보다 아주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페놀'이라는 독극물에 상당히 많이 노출된 상태이며

이 오폐수 사건이 회사의 존립 자체를 뒤흔드는 거대한 음모도 숨어있었습니다.

 

이런 일련의 사건의 과정들을 코믹하게 연출하고 있지만

실제 90년대 우리나라 기업들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처음 세계화라는 변화에 맞닥뜨린 우리나라 회사들이

진짜 겪어야 했던 실제 일화들입니다.

 

90년대 한국 회사, 90년대 한국 사회, 90년대 한국 사람, 90년대 한국 모습.

지금과 그렇게 멀지 않은 시대이지만 확연히 지금 대한민국과 다른 모습입니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그녀들의 수고들은 과연 빛을 발할 수 있을까요?

 

생각보다 큰 위험에도 그녀들은 굴하지 않고 더욱 똘똘 뭉칩니다.

 

주인공들에서 계약직 여성 사원들, 그리고 정직원들과 더 나아가 주주들까지

이 사건으로 모두 힘을 합치는 계기가 됩니다.

 

특권이 없는 보통의 사람들이지만,

그녀들에게도 신념과 철학이 존재합니다.

 

심지어 그녀들을 포함한 모두가 힘을 합치면

거대한 힘 앞에서도 맞설 수 있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오랜만에 신선한 느낌의

한국영화를 본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지금 현재 현실에서도 존재하고 있을 특권 없이 하루하루 꿋꿋이 버티는

보통 사람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영화입니다.

 

저도 응원을 받은 것 같습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