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 리뷰

바람의 검심 추억편 리뷰 (극장판 애니추천)

뚜따스 2020. 7. 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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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방에서 한 번쯤은 보았던

바람의 검심과, 그리고 주인공 켄신.

 

켄신의 얼굴에 나있는 X자 상처.

이거 왜 생겼는지 아시나요?

 

이 상처에 관한 이야기를

바람의 검심 추억편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1. 바람의 검심 추억편. 이거 봤음?>

 

바람의 검심 추억편은

TV판의 프리퀄 작품인데요.

 

그러나 전체적인 분위기와 이미지,

그리고 배경음악까지 모든 면이 다릅니다.

 

게다가 워낙 퀄리티가 뛰어나서

하나의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한 데요.

 

이런 이질감 때문에 펜층도

TV판과 추억판으로 양분되어있는 매우 특이한 상황입니다.

 

TV판은 메이지 시대에서 활약하는 내용이지만,

추억편은 그보다 좀 전인 막부 말기 시대가 배경입니다.

 

주로 켄신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주를 이룹니다.

X자 상처 무엇을 의미할까요?

켄신 얼굴의 상처가 왜 생겼는지부터,

날이 반대로 서있는 ‘역날검’과

살생을 하지 않는다는 ‘불살생’의 신념을

왜 가지고 다니는지 그 이유가 모두 나옵니다.

 

(사실 TV판에서 역날검으로 사람을 죽이진 않지만,

죽기 직전까지 두들겨 패는 모습이 참 인상적입니다^^ )

 

작중에서 주인공 켄신은 ‘발도재’라고도 불리는데요.

 

‘발도’라는 것은 칼집에서 도검을 빼내는 순간,

공격을 동시에 하는 검술을 말합니다.

 

요즘에 귀멸의 칼날이라는 애니에서

이와 비슷한 기술이 등장하는데요.

 

(기본적으로 일본 애니는 칼을 쓰는 장면이

나와야 재밌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재’라는 뜻은 주로

나이 많은 은퇴한 검객에게 붙는 칭호입니다.

 

그러나 켄신은 일찍 은퇴를 했기 때문에

어린 나이에도 라는 칭호도 갖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켄신이 왜 은둔생활을 시작하게 됐는지

그의 과거 속 이야기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2. 추억편 스토리 정리>

 

어린 시절 켄신은 인신 매매범들에게 끌려가는 중,

설상가상으로 도적들까지 만나게 됩니다.

 

이 도적들에게 모두 죽어가던 중

우연히 길을 지나던 검객의 도움으로 혼자 살아남습니다.

 

이 검객의 이름은 히코 세이쥬로’.

 

바람의 검심 세계관에서

최강자이자 켄신의 스승입니다.

 

여기서 잠깐!! 바람의 검심에서는

검술에 분파 같은 것이 있는데요.

 

히코 세이쥬로는 그중에서 ‘비천어검류’라는

세상을 수호하는 최강의 검술을 사용합니다.

 

아무튼 켄신은 죽은 사람들의 무덤을 만들어줍니다.

 

인질들은 물론 인신 매매범들과 도적들까지

죽은 모두를 위해 예를 표하죠.

 

이에 히코 세이쥬로

켄신의 완전한 순수성에 감명을 받습니다.

 

세상을 수호하는 ‘비천어검류’에 적합하다

판단하고 켄신을 제자로 들이게 됩니다.

 

추억편과 TV판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순수성이라는 켄신의 정체성에서 비롯됩니다.

 

추억편 켄신은 완전한 순수성으로

오히려 진정한 비천어검류의 뜻을 깨닫지 못했다면,

 

TV판 켄신은 완전한 순수성을 넘어,

타인의 무게까지 짊어지게 된 성장한 인물입니다.

 

, 진정한 비천어검류를 깨달은 모습이죠.

 

그렇다면 ‘순수’하다는 건,

좋은 걸까요? 나쁜 걸까요?

 

이 작품에서는 옳고 그름의 문제로 보고 있지 않습니다.

 

순수성을 넘어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하나의 성장과정으로 그려놓았습니다.

 

켄신은 세상에 도움이 되고 싶은 순수성 때문에

스승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수련을 도중에 그만두고 세상에 나옵니다.

 

막부 세력을 없애고 왕정복고를 꿈꾸던

죠슈번의 유신지사에 합류하게 되는데요.

죠슈번의 유신지사

그러나 이곳에서의 생활은

켄신에게 그리 좋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켄신은 평화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사람을 베고 있지만,

자신의 도륙의 의미를 점점 잃어갑니다.

 

눈매는 날카로워지고,

점점 살기 띤 얼굴로 바뀌어갑니다.

 

켄신은 갖고 있던 이 팽이처럼

자신도 자꾸만 멈춰 서버립니다.

 

어느 날 임무를 수행하던 중에 사건이 터집니다.

 

암살 희생자의 살고자 하는 집념 때문에

켄신은 얼굴에 상처를 입고 마는 데요

 

강한 원한으로 베인 그 상처에서는

피가 도저히 멈추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는 토모에라는

어여쁜 약혼녀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행복을 빼앗은 켄신에게

흰 매화향을 풍기며, 복수를 위해 접근해옵니다.

 

그러나 시대상황은 막부 말기 동란의 상황이었죠?

 

마침 유신지사에까지 뻗친 풍파로 인해

켄신과 토모에는 부부로 위장하여 다른 곳으로 피신을 가게 됩니다.

 

(복수를 꿈꾸는 여인과 동침이라니...)

 

둘은 이제 부부로서의 동상이몽이 시작됩니다.

 

그러나 이 부부로서의 삶이 뜻밖에도

서로에게 알지 못했던 것들을 깨닫게 해 줍니다.

 

켄신은 처음으로 자신의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되고,

토모에도 새로운 행복을 발견하게 됩니다.

 

둘은 점점 진짜 부부처럼 변해가고,

서로 진짜 사랑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날,

안타깝게도 그 행복은 끝나게 됩니다.

 

사실 막부 세력이 켄신을 제거하기 위해

토모에의 복수심을 이용했던 것인데요.

 

하필 토모에가 막부 세력과 담판을 지으러 갔을 때,

켄신은 그녀가 첩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에 켄신은 충격을 받고

토모에를 찾으러 가지만 그곳은 당연히 함정이었습니다.

 

멘붕에 빠진 켄신은 이 함정에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도 못하고 점점 죽어갑니다.

 

그러나 막부 세력의 수장과 최후의 결전을 벌이던 중,

마지막 일격을 토모에가 자신의 몸으로 받아 냅니다.

 

(이 대장 아저씨의 여자는 정말 모르겠다는 단말마..)

 

토모에 ㅠㅠ

그리고 켄신을 지키고 죽어가던 토모에는

켄신의 볼에 또 하나의 칼자국을 내줍니다.

 

.. 이렇게 해서 X자 상처가 만들어졌네요.

 

그렇다면 켄신의 X자 칼자국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바로 이어가겠습니다.

 

 

<3. 바람의 검심 추억편, 상처 의미와 분석>

 

-여기부터는 주관적인 해석이 포함되어있습니다-

 

켄신이 가지고 다니던 팽이가 있었죠?

이 팽이는 바로 켄신의 '순수성'을 상징합니다.

 

팽이란 것은 누군가가 쳐줘야만 돌아갑니다.

외적인 힘이 없으면 곧 멈추게 됩니다.

 

켄신은 유신지사에서 히토키리라는

그림자 칼잡이를 하고 있지만, 그건 자신의 의지가 아닙니다.

 

정의라는 명분으로 타인이 시키니까

그냥 사람을 베는 일을 했던 것입니다.

 

켄신은 세상을 수호하는 비천어검류를 가지고

역설적으로 세상을 붕괴시키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켄신의 순수성으로 인한 불가피한 결과였습니다.

 

이는 스승 히코 세이쥬로도 잘 알고 있었어요.

세상을 수호하는 두 남자

내면의 힘없이 채찍에 의해 돌고 있는

팽이는 상처만 남습니다.

 

이는 켄신의 점점 날카로워졌던

눈매가 그 상처의 표현일 것입니다.

 

하지만 켄신의 볼의 칼자국은

이제 켄신이 감당해야 할 무게를 상징합니다.

 

감당해야 할 무게??

 

나를 위해 희생된 인질 누나들,

나를 키워준 스승님,

그리고 나를 지켜준 아내 토모에의 무게까지 짊어집니다.

 

이 짊어진 무게는 곧 켄신의 내면을

지탱해 주는 자력의 힘이 됩니다.

 

이제 켄신은 외부의 힘이 없어도

스스로 서있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죽은 토모에를 태울 때

팽이까지 같이 태웠던 이유도 이런 막연한 순수성,

즉 유아성을 탈피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때부터 켄신의 정체성은 더 이상

세상을 무너뜨리는 칼이 아닌,

세상을 수호하는 칼로 변모하게 됩니다.

 

비록 구 세상인 막부를 무너뜨리긴 했지만,

이젠 새로운 세상 메이지 시대에서는 다르죠.

 

켄신은 불살의 신념과 역날검을 가지고 유랑하게 됩니다.

 

그리고 추억편은 아름답지만

슬프다는 느낌을 주는 작품입니다.

 

특히, 색채 대비가 굉장히 명료하게 나타납니다.

 

흰색의 매화와 빨간색의 매화,

그리고 흰색 눈과 빨간색 피,

토모에의 하얀 피부와 켄신의 붉은 머리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또한 작중에서 켄신은 칼로,

토모에는 칼집으로 표현되는데요.

 

이런 구도가 명료한 색채 대비와 결부하여

아름답지만 슬픈 분위기를 강조하게 됩니다.

 

토모에의 죽음으로 막부 말기 동란의 상황도

이제 서서히 마무리되어 가는데요.

 

이제 새로운 세상의 개막을 앞두게 됩니다.

 

 

<4. 바람의 검심의 역사적 의의>

 

바람의 검심은 실제 역사적 사실들이 많이 녹아있는 작품입니다.

 

켄신이 몸 담았던 죠슈번의 유신지사는

실제 있었던 단체입니다.

 

그리고 이들과 대립했던 막부 세력이나 신선조도

모두 실존했던 세력이었죠

 

원래 죠슈번의 유신지사는 근대화 시기 서양세력을 견제하고,

막부 폐지 및 왕정복고를 추구했던 세력입니다.

 

여러 번의 전투 끝에 막부를 무너뜨리고,

결국 메이지 유신을 이룩한 일등공신이 됩니다.

 

이곳은 현재 야마구치현인데요.

 

그래서 이곳 출신의 정치인들은

과거 일본의 제국주의를 이끈 주역들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일본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토 히로부미 및 요시다 쇼인부터 현재 아베 총리까지

거물급 정치인들이 이곳 출신이죠

 

실제로 아베 총리는 요시다 쇼인을 롤 모델로 삼고,

그의 사상과 신념을 계승했다는 것도 잘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게다가 보통 지리적으로 가까우면

그 지역들 사이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하필 지리적으로 야마구치현은 한국과 가깝습니다.

 

과거 한국을 정벌하자는 정한론의 입장을

취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우리에게도 민감한 이런 역사적 사실들을

바람의 검심에서 그대로 차용해서 쓰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곳 죠슈번의 유신지사 출신인 켄신도

그들과 정치적인 입장이 같았을까요?

 

켄신은 이런 세력들과는 정반대의 ‘안티테제’ 캐릭터로 그려집니다.

 

오히려 추억편 이후에 작품들에서

메이지 정부의 폭주를 반성하는 캐릭터입니다.

 

바람의 검심이 우리나라에서까지

명작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작품 속에

역사적 반성이 담겨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바람의 검신 추억편에 대해서 다루어봤는데요.

 

추억편은 그저 영화처럼 보아도

무난히 볼 수 있는 애니입니다.

 

혹시 그래도 TV판의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TV판의 메인 스토리인 교토편을 짧게 요약한 OVA판도 따로 있습니다.

 

추억편과 함께 ‘신교토편’도

접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 또 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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